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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멋과 클래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켄싱턴호텔 설악>플레이스 2020. 4. 6. 23:07
호텔 때문에 여행 계획 전면 수정! 설악에서 찾은 보석 같은 호텔 요즘 새로 지은 호텔들을 가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특색이 없기 때문이죠. 이 호텔이 저 호텔 같고 저 호텔이 이 호텔 같습니다. 생일을 맞아 강원도 여행을 계획했을 때도 호텔 자체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강원도로 여행을 가는데 잠은 자야 하니 호텔에 가기는 가야겠다는 마음이었죠. 비교적 저렴하지만 시설도 나쁘지 않은 정도면 괜찮겠다는 타협점만 있었을 뿐입니다. 강릉 어디쯤, 양양 어디쯤, 평창 어디쯤 머물러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대충 대충의 마음으로 호텔을 둘러보던 제가, 호텔 하나 때문에 여행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일이 있을 줄은 몰랐죠! 저는 클래식한 걸 좋아합니다. 그런 저에게 켄싱턴호텔 설악은 반드시 가야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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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망할 놈'과 싸워 이기고 싶을 때 : <결단>책 2020. 4. 2. 23:55
#1. 당장 돈도 뭣도 안 되지만 하루하루 일단 뭔가 해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 그 어렵고 어렵고 어려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고 포스팅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무데도 가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다면 하루 하나 포스팅 같은 거 어렵지 않게 했겠지만, 요 한 달 사이 설악산에도 가고 울산에도 가고 을왕리 해수욕장에도 가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이 일 저 일 요 일 조 일 일어나다 보니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2월 24일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4월 1일이 된 어제부로 포스팅 글은 38개가 되어야 하지만 21개가 되었을 뿐입니다. 일단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티스토리에 들어와 글쓰기 버튼을 눌러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공포의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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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은 특별할 거라는 착각: <죽음의 에티켓>책 2020. 4. 1. 23:58
#1.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던 날, 죽음을 알게 된 날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경상도 남자의 스테레오타입에 우리 아빠는 딱 들어 맞습니다. 말이 없고 무뚝뚝하고 묵묵합니다. 바라는 걸 좀처럼 소리내 말하지도 즐거워도 슬퍼도 겉으로 감정 표현하지 않던 아빠가 우는 옆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단 사실보다 아빠가 울고 있다는 사실에 슬퍼졌습니다. 부산 할머니댁에 갈 때마다 아빠는 할머니와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고 다정스런 말 한마디 건네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빠도 할머니의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어린 아들이었을 거란 사실을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야, 당연한 그 사실이 진짜처럼 여겨졌습니다. 본 적 없는 젊은 할머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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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많기로 소문난 구글에서도 통했다?: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0가지 기술>책 2020. 3. 31. 23:57
#1. 작은 서점이 아니었다면 이런 실용적이고도 쓰잘데기없고 재치 넘치는 책을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것! 그날, 그 작은 서점에 들르지 않았다면 이 주옥 같은 책을 발견하지 못했겠지요!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한 달에 한 번씩 팀원들이 모두 함께 서점에 방문하도록 권합니다. 큰 서점에도 작은 서점에도 독립서점에도 가는 건 자유라, 콧바람을 쐴 겸 멀리 나가기도 싫은 겸 파주 땅콩문고로 팀은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형 서점이라면 눈에 절대 띄지 않아 결코 살 수 없었을 바로 이 책을 발견했지요. 작은 서점의 이점은 그렇습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이 본격적이고도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곳이죠. 광고와 신간과 메이저 출판사 위주인 대형서점에서는 이런 작은 출판사의 오래된 구간을 메인 매대에 비치해놓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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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과 떠남 사이 마음이 달뜰 때 추천 2권: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책 2020. 3. 30. 22:38
나와 비슷한 프로필의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 저마다 마음속에 먼 나라 하나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여기에서 '나와 비슷한 프로필의 사람들'이란, 직장생활을 몇 년가량 했고, 슬슬 직급의 무게가 느껴지는 연차에, 조금씩 결혼의 압박을 느끼는 미혼들을 말한다. 이런 사회 생활 또래 들을 만나면 누군가는 프랑스, 누군가는 호주, 누군가는 쿠바, 이런 식으로 각자 꿈꾸는 나라가 하나씩 있었다. 비록 내 지금은 진자처럼 회사와 집만을 무한진동하지만 언젠가 이 궤도를 벗어나 먼먼 나라로 날아가리라, 하는 꿈. 모두 마음속 보석상자에 나라 하나를 숨겨놓고, 무릉도원처럼, 유토피아처럼, 극락처럼 상상하며 야근도 버텨내고 주말근무도 이겨내 왔던 것이다. _ 17쪽 중에서 서른 셋과 넷을 오가던 그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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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잡지 굉장하다! 밀레니얼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렉토리>책 2020. 3. 24. 23:54
#1. 랩핑 되어 속을 볼 수 없었지만 단박에 감이 왔다, 이 잡지 굉장하다! 어느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보석 같은 잡지를 만났습니다. 직방 브랜드매거진 ! 랩핑이 되어 있어 속을 볼 수는 없었지만 한눈에 아, 허투루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싶었습니다. 겉으로 요란한 잡지들은 정말 속도 요란하게 사진과 광고만 가득한 경우가 많아서 정작 읽을거리가 없을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이 잡지는 적당히 두툼한 두께감과 단정한 표지에서 이 잡지의 팬이 될 것만 같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고 그 느낌은 적중했습니다. #2. 1~2인 밀레니얼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는 잡지 저는 요즘 남들은 어떤 집에서 어떻게 하고 사나 관심이 정말 많습니다. 부동산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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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을 깨우는 일: <라틴어 수업>책 2020. 3. 23. 23:33
#1. 쓸모 같은 걸 걱정했다면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겠죠 제 전공은 철학이고, 복수전공은 역사입니다. 취업과는 가장 거리가 멀다는 인문학과를, 그중에서도 철학이나 역사 같은 걸 전공한 저지만, 원래 전공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20살에 들어간 첫 번째 대학에서의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습니다. 이상하지요? 고등학교 때 이과였던 저는 컴퓨터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쩐 일인지 컴퓨터동아리 같은 델 들어가 이런저런 활동을 했더랬습니다. 우습게도 컴퓨터는 전혀 몰랐습니다. 동아리 시간에 컴퓨터실에 모여서 게임이나 하고 축제 때 게임 대회 같은 걸 하며 놀 궁리밖에 안 했는데, 대학 학과를 정할 때가 되니 취업도 잘된다 하고 수능점수도 맞기에 넣은 컴퓨터공학과엘 어찌저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학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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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도 슬픔도 반짝, 일상의 재발견 : <일의 기쁨과 슬픔>책 2020. 3. 22. 23:48
#1. 인세 받는 게 즐겁다, 돈이 중요하다 스스럼없이 말하는 젊은 작가들 소설가들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고, 돈보다 예술을 추구할 것 같고, 칩거에 능하고, 묘하게 힘이 없는. 그런데 요즘 젊은 소설가들을 보면 이런 이미지와 정반대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럼없고, 예술만큼 돈이 중요하고, 활기찬 것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설가들을 접할 매체가 신문 아니면 잡지 정도였기 때문일까요, 그들은 얼굴을 매스컴에 보여주는 것보다 글로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글 외엔 좀처럼 공적인 자리에서 만날 수 없는 그들은 신비한 공기가 감싸고 있는 것 같았죠. 하지만 유튜브를 필두로 한 영상 매체가 발달했기 때문일까요, 소위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