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잡지 굉장하다! 밀레니얼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렉토리>책 2020. 3. 24. 23:54
#1. 랩핑 되어 속을 볼 수 없었지만 단박에 감이 왔다,
이 잡지 굉장하다!
어느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보석 같은 잡지를 만났습니다.
직방 브랜드매거진 <디렉토리>! 랩핑이 되어 있어 속을 볼 수는 없었지만 한눈에 아, 허투루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싶었습니다. 겉으로 요란한 잡지들은 정말 속도 요란하게 사진과 광고만 가득한 경우가 많아서 정작 읽을거리가 없을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이 잡지는 적당히 두툼한 두께감과 단정한 표지에서 이 잡지의 팬이 될 것만 같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고 그 느낌은 적중했습니다.
랩핑이 되어 있고 견본도 없어 속을 볼 수 없었지만, 한눈에 아, 이 잡지는 허투루 만든 잡지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지요. #2. 1~2인 밀레니얼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는 잡지
저는 요즘 남들은 어떤 집에서 어떻게 하고 사나 관심이 정말 많습니다. 부동산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요. 나도 임차인말고 임대인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의 표출이 관심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그런 저에게 1~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한다는 <디렉토리>는 읽지 않을 수 없는 관심대상 1호 잡지인 거죠.
저는 두 번째 이슈 <함께 사는 존재>를 구매했습니다. 다른 이슈도 곧 구매할 거라는 예감과 말이죠. 두 번째 이슈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반려견, 반려묘, 이성애인, 동성애인, 친구, 쉐어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타자로 인해 자신이 달라질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자세를 뜻하기도 합니다. _ <디렉토리> 세컨드 이슈 뒷페이지 중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립니다. 입말로 읽히는 이런 형식의 인터뷰 기사를 좋아합니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말과 글이 곳곳에 숨어 있는 재미가 있지요. (현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가족은 선택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가끔은 강요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친구들은 제가 가족 품에서 떨어지면서 선택한 사람들이고, 돈이든 뭐든 삶의 규칙을 나누는 사람들이잖아요. 거기서 이상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_<디렉토리> 세컨드 이슈, 34쪽 중에서
다양한 주거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렸다는 게 좋았습니다. 직방 브랜드라 집의 지역, 구조, 면적, 보증금, 월세 정보를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 또한 좋습니다. 직방이 단순히 집 중계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잡지를 보면서 그 편견을 많이 깼습니다. 집을 중계하여 소개하지만 결국 우리들이 관심 있는 건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그들의 진심이 이 잡지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투룸과 쓰리룸에 여럿이 살면 얼마나 절약되는지 비용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글씨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서울시 서대문구, 서울시 서초구, 광주시 북구, 강원 속초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원룸, 투룸, 쓰리룸에 각각 한 명이 살 때, 두 명이 살 때, 세 명이 살 때 1인당 점유공간은 어느 정도인지 비용은 어떤지 상세히 소개합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관심 갖는 투룸, 면적당 임대료가 얼마인지도 보여주고 있네요. 이 역시 전북 전주시, 경북 경주시, 서울시 관악구, 경기도 용인시 등 지역별로 평당 임대료가 얼마인지 보기 쉬운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성이 느껴집니다. #3. 삶의 이야기부터
지역, 구조, 보증금, 월세 정보 등 직방의 데이터까지 풍부하게!
이 잡지의 강점은 사람들의 인터뷰뿐만 아니라 면적당 임대료, 지역마다 다른 투룸과 스리룸 가격, 함께 살 때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등 보기 쉬운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한 자료를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직방이 집 중계가 아닌 집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있다는 이미지를 단순히 심어주기 위해서였다면 앞서 다양한 주거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만 소상히 담았어도 괜찮았을 텐데, 직방은 여기서 독자들의 기대 이상을 충족시켜 줍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각 잡지 이슈에 맞는 정보를 적재적소에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부동산 중계업인 덕에 지역, 가격, 위치 등 군더더기 없는 정보가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 정말 허투루 만든 잡지가 아니군요!
그럼 룸메이트와 살면서 발견하게 된 자신의 성격이 있나요? (동환) 지금까지 다섯 명 정도의 룸메이트가 있었는데 큰 마찰은 없었어요. 이건 제 성격 때문인 것 같은데, 저는 스스로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남 일에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남의 단점이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싸울 일도 없는 것 같아요. _<디렉토리> 세컨드 이슈, 67쪽 중에서
공유주택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전국 쉐어하우스는 어떻게 등장했는지 정보를 소개할 때조차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눈요기거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잡지로서의 매력 뽐내네요. 감각적인 사진들도 가득 실렸습니다.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모두 잡은 잡지입니다. 요즘 쉐어하우스가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대부분은 쉐어하우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찾는 경우가 많을 텐데, 최소한의 노력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민지) 누군가와 같이 살려면 주체적이어야 해요. 그리고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고요. 어쨌든 혼자 살 때보다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같이 사는 거잖아요. 조금의 주체성과 사교성을 발휘해보는 노력은 필요한 거니까요. _<디렉토리> 세컨드 이슈, 151쪽 중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표방하며 1~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한다는 <디렉토리>는 사람들의 삶과 정보,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모두 잡은 보기 드문 만듦새 높은 잡지라고 생각합니다. 직방에서 브랜드 제고를 위해 만든 잡지라면 적당히 만들었겠다는 편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이 잡지를 펼쳐본다면 그런 편견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거라고 장담합니다. 이 정도 자료와 만듦새를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로 노력과 공력이 들어가는지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 잡지에 저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습니다. 다음 이슈들도 모두 너무 기대됩니다. 다음 이슈 사러 갑니다. 저는. 뿅. (끝)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의 많기로 소문난 구글에서도 통했다?: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0가지 기술> (0) 2020.03.31 정착과 떠남 사이 마음이 달뜰 때 추천 2권: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0) 2020.03.30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을 깨우는 일: <라틴어 수업> (0) 2020.03.23 기쁨도 슬픔도 반짝, 일상의 재발견 : <일의 기쁨과 슬픔> (0) 2020.03.22 내게도 관계의 선을 침범해주는 언니가 있었으면: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0) 2020.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