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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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러진 물건들 속에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책 2020. 3. 5. 23:56
망원동 복작복작한 골목 끝, 30년 넘은 오래된 붉은 빌라 202호. 지하방 아저씨와 수도세를 반씩 내던 집, 빌라 계단 구석에는 주인 잃은 거미줄이 뭉쳐져 있고 그 위엔 검은 먼지가 가라앉아 있던 집, 보일러가 거실에 노출된 채로 설치되어 있어서 보일러를 틀면 온 집에 우우우우웅 하고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울리던 집. 나의 30대 초반 2년 반을 보낸 집. 그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그 전에 월세로 살던 집이 있습니다. 2000에 45 하던 그 집 1층에는 장사가 썩 잘되는 감이 그려진 주황 간판의 24시간 감자탕 집이 있었습니다. 4층 건물 옥상에는 9개쯤 되는 원룸이 쪼개져 있었고, 저는 그곳 1호실에서 3년 반가량을 살았습니다. 4층 집으로 올라가려면 감자탕 냄새와 감자탕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