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율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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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상처받겠다는 용기 <독고솜에게 반하면>책 2020. 3. 10. 23:14
#1. 쉽사리 친해질 수 없던 비밀스러운 그 아이, 누구에게나 있는 학창시절 기억의 한 조각 교실 바닥 나무냄새. 복도로 난 창문 틈 사이 비치던 햇살. 의자 끄는 둔탁한 소리. 선생님 몰래 주고받던 쪽지. 그리고 알고 싶던 그 아이의 옆모습. 이 모든 것들의 냄새가, 기억이, 을 읽는 내내 주변을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도 왠지 신비롭던 같은 반 아이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두 학기 내내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한 그 아이의 방과 후는, 일상은 나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집중할 때면 특히 수학 문제를 풀 때면 입에 힘을 주고 한쪽으로 몰던 버릇까지도 왜인지 기억이 나지만 좋아하는 게 뭔지, 가족은 어떤지,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인지, 사소한 것들조차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