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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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러진 물건들 속에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책 2020. 3. 5. 23:56
망원동 복작복작한 골목 끝, 30년 넘은 오래된 붉은 빌라 202호. 지하방 아저씨와 수도세를 반씩 내던 집, 빌라 계단 구석에는 주인 잃은 거미줄이 뭉쳐져 있고 그 위엔 검은 먼지가 가라앉아 있던 집, 보일러가 거실에 노출된 채로 설치되어 있어서 보일러를 틀면 온 집에 우우우우웅 하고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울리던 집. 나의 30대 초반 2년 반을 보낸 집. 그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그 전에 월세로 살던 집이 있습니다. 2000에 45 하던 그 집 1층에는 장사가 썩 잘되는 감이 그려진 주황 간판의 24시간 감자탕 집이 있었습니다. 4층 건물 옥상에는 9개쯤 되는 원룸이 쪼개져 있었고, 저는 그곳 1호실에서 3년 반가량을 살았습니다. 4층 집으로 올라가려면 감자탕 냄새와 감자탕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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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나는 공간을 바꾼 덕분에 인생의 암흑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인생을 바꾸고 싶거든 공간을 바꾸자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중개합니다>책 2020. 2. 29. 23:55
#1. 내 인생에 서른앓이는 없는 줄 알았지 뭐야 서른앓이. 난 서른을 맞을 때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삼십대가 반가웠습니다. 저는 20대의 방황이 싫었습니다. 취업에 대한 걱정과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음, 내 손으로 벌어먹을 수 없다는 슬픔을 얼른 털어내고 싶었거든요. 30대를 맞을 때도 연봉은 적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 생각했고 그러기에 충분히 젊은 나이라 생각했기에 이제 시작이다, 나도 이제 안정의 시기에 접어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첫 직장, 30대 초중반의 선배들이 갖는 마음의 안정을 동경했습니다. 저도 불안과 의심과 신입의 시기를 얼른 벗어나서 그들처럼 의연한 자세이고 싶었습니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이것도 저것도 몰라서 물어야만 알 수 있고 도움을 받아야만 해낼 수 있는 제 ..